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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닥터컬럼

제목

고래의 꿈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03.23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151
내용


진료실의 책장을 옮기고 허전해진 벽 위에 액자를 걸고 싶었다. 의미있고 참신한 것이면 좋겠다 싶었다. 여기 저기 알아본 뒤 '고래'를 분양받기로 했다. 우람한 체구로 대양을 누비며 살짝 미소를 지어주는 멋있는 녀석이었다.

 

우울증이 심하여 피해망상까지 진행하여 학업을 포기할 생각까지 하였던 여고생이 있다. 나에게 치료를 받은지 2년이 되어간다. 이제는 많이 좋아져서 밝게 웃으며 들어오고 우스개소리르 해주면 깔깔거리며 잘 받아주는 순수하고 착한 아이이다. 고3인데 며칠 전 수능을 앞두고 무척 긴장된 모습이었다. 그 나이로서는 견디기 힘든 정신적 고통을 잘 이겨내었었다. 그래서 넌 그 어떤 아이보다 넌 속이 단단해져서 어떤 스트레스에도 면역력을 가지게 되었다,고 격려해왔다. 하지만 매년 수만명을 떨게하고 한파를 몰고오는 수능이 아닌가.

 

난 가만히 내 벽에서 유영하는 고래를 보라고 했다. 'LOVE THE SEA'라고 적혀있는 액자의 향유고래는 우리를 웃으며 내려다 보고 있엇다. 외교관을 꿈 꾸는 내 앞의 소녀에게 말했다.

 "넌 곧 세게를 누비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이 될거잖아, 대양을 누비는 저 고래처럼. 더 중효하고 더 긴장되는 시허과 시련들이 있을거야. 하지만 저 고래처럼 웃으며 파도를 타고 넘어가며 네 삶을 즐기며 도전할거잖아. 자~ 저의 첫번째 파도를 자신있게 한 번 타 넘어봐야지. 부정적인 예상은 물방울도 흩어져 버릴거야."

 

고래와 눈이 마추진 19살 수험생은 긴장이 활짝 풀어지며 밝게 웃으며 진료실을 나갔다. 어제 수능을 잘 쳤을 것이다. 아이를 시험장에 데려다주고 들어가는 딸을 보며 내 친구는 울컥 하더란다. 학벌사회, 좁은 취업의 문, 평생을 좌우한다는 시험을 치르러 들어가는 아이가 너무 안스러웠을 것이다. 나도 그랬었다. 대기업들이 선호한다는 이공게로 가든, 사람과 삶을 제대로 알기 위한 인문학을 하든 삶의 바다로 뛰어드는 우리 아이들을 이젠 지켜보며 응원을 할 수밖에 없다. 안전한 밥벌이가 최고의 가치로 여겨지는 우리 사회이다. 그렇지만 자신이 평생 하고 싶은 일을 찾기를 바란다. 은빛이 반짝이는 바다에서 물결을 박차고 뛰어오르는 물고기처럼 힘차게 자신의 열정을 퍼 올리는 청년이 되기를.

 

액자그림의 제목은 '고래의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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