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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닥터컬럼

제목

천 사 2

작성자
마인드닥터
작성일
2009.04.15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2003
내용

오늘은 남편의 차트와 더불어 그녀 자신도 신경정신과로 접수를 하여 들어오는 것을 보고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힘드시죠?" " ...가슴이 답답하고 자꾸 울게되고 ...무엇보다 아이들과 살아갈 자신이 없어져요"
"아저씨가 최근 더 힘들게 하시는가요?"
"...아이들에게 사소한 일에도 욕설과 폭력을 행사해요. 불쌍하지만 밉고 힘들어서 짜증이 더 나는 나 자신도 미워요"

4년전 그녀의 남편은 현장 작업 중 사고로 머리를 다쳤고 뇌수술을 받았으나 후유증으로 인지기능(지능)의 저하와 인격의 장애를 초래하였다. 할 수 있는 치료를 다 받았고 지금의 주 치료는 기절성 정신장애-외상후 인격장애 라는 진단명으로 1년반동안 나에게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전의 그렇게 건강하고 선하던 모습은 지금에서는 찾아 볼수 없다. 지적수준이 7-8세수준이고 보행도 완전하지 못해 그 아내는 옆에서 아이처럼 돌보아야 한다. 이러한 상태지만 또한 자신의 처지가 서러운지 꺼억 꺼억-하고 우는데 그 모습이 너무 안스러워서 보기 힘들다고 한다.

뇌의 기질적 변화로 인한 이러한 상태는 충동성과 폭력성을 동반하고 회복이 어렵기에 보호자는 너무 힘들므로 장기입원하는 경우들이 많다. 하지만 이분의 부인은 보호자가 없는 중환자실이나 정신병동에 남편을 맡기지 않고 아이들과 더불어 자신이 보고 있다. 남편,아버지로서의 역할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언젠가는 낫을 것으로 믿고. 심신이 지치고 어린 아이들보다 몇배나 더 힘들고 여리면서도 난폭한 남편을 간호하면서 결국 우울증이 오고야 말았다. 충분히 예견된 일인데 이처럼 중환자를 오래 돌보면서 간호자가 우울증에 빠지는 종류를 Caregiver deprssion 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갑자기 대장암의 예후에 대해 묻는다. " 정말 오랜만에 친정에 갔어요. 엄마가 너무 보고싶고 기대어 울고도 싶어...그런데 어머니가 편찮으세요. 오빠의 말이...대장암 말기래요. 제가 더 걱정할까 얼마 더 사실 수 있는지 이야기도 안해줘요"

남편은 이 병의 특징상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서도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비는 산재로 처리가 된다 하더라고 아직 우리나라에 이러한 분들을 위한 훌륭한 환경의 병원이 아주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이 분의 경우처럼 젋을 경우( 산업재해나 사고는 노동력이 왕성한 3-40대 에서 많다 ) 그 가족이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이 너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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