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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닥터컬럼

제목

<영화 를 보고> ‘올드보이‘

작성자
마인드닥터
작성일
2009.04.15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2361
내용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오래 전에 보았던 이 영화에 대한 감상평을 쓰기에는.
기억하는 내용과 느낌만으로 적어 볼테니 그녕 편하게 읽어주시기 바란다.

개봉관에서 보았는데 끝나고 동료들의 느낌이 모두 비슷하였다.
마음이 답답해지고 무거워지는 느낌이라고들 하였다.
깔끔하며 뒷맛이 개운한 영화를 원한다면 보지 않는게 좋은 영화이다.
이명세 감독의 영화처럼 영상미가 뛰어난 이쁜 영화들과는 분명히 다르다.
박찬욱 감독은 자신의 다른 작품들에서도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재료들을 사용한다.

복수,잔인,근친상간,사람의 악마성,극한상황,기이한 사랑 등 ... 우리 인간들에 내재한 본성들임에 틀림없지만 나와는 별개인 인정하고싶지 않는 것들이다. 이런 점에서는 김기덕 감독과 그 궤를 같이 한다는 생각도 든다.

영화초반부터 '한심한 인생'의 샐러리맨 역할과 이어지는 납치와 15년의 이유를 모르는 감금생활들을 너무 리얼하게 연기하는 최민식의 열연으로 금방 몰입하게 된다.

15년동안 유일한 친구는 TV이며 또한 선생이었다. 자신이 알수 없는 복수를 생각하기위해 악행자서전을 적는데 여러권이 공책에 빽백이 쓰여지는 것을 보며 자신의 오.대.수 인생-오늘만 대충 수습하며 살자는-을 돌이켜 보게된다.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는 극한상황 속에서 복수심으로 강하게 단련되어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나레이션 독백과 함께 관객들을 주인공에 동화되게 만드는데, 이 영화의 여러 기술적 장치들과 더불어 감독의 연출력이 상당함을 보여준다.

오대수와 이우진을 지탱하는 것은 복수심인데 이 모든 것을 계획한 우진은 '당신이 갇힌 이유를 5일안에 알아낸다면 내가 죽어 줄께요'라며 게임을 제안한다. 유지태는 생사를 초월한 복수에 대한 일념으로 삶을 지탱하며 친누나를 사랑한 sad boy를 섬찍할 정도로 차분하게 잘 연기한다.
우진은 오대수의 경박한 입이 자신과 누나의 관계가 소문이 나서 누나가 자살하였으므로 오대수에 대한 복수의 일념으로 모든 것을 준비하지만 누나를 죽게 한 것은 자신이었음을 인정하지 못해왔다.

왜 우진은 복수의 하이라이트로 오대수과 자신의 딸과 사랑을 하는 근친상간을 준비하였을까?
그것이 오대수를 가장 나락으로 고통스럽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인데, 바로 자신의 상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것이 끝난 후 우진은 누나 곁으로 간다.

복수극은 통쾌하지 못하다. 승자와 패자가 없기떄문이다. 그리고 선인과 악인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아무도 우진을, 오대수를 비난하지 못한다.
박찬욱 감독 작품의 복수극은 이렇듯 정의가 승리하듯 악인을 응징하는 전통의 복수극과는 전혀 다르다. 그는 왜 이렇듯 복수극에 집착하는 것일까?

이 사람은 위선을 경멸할 것 같다. 인간이 심성에 대해 많은 회의를 하였지만 또한 연민을 하여왔을 것 같다. 평소 우리들이 여러 위선적인 가면-페르조나-들을 쓰고 살아오고 우리들 속에 숨쉬는 보기 싫은 우리의 속성들이 있음을 극한적인 상황 속에서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이럴 때 복수는 아주 유용한 상황설정과 소재가 되는 것이다.
'당신 같으면 이러한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하겠는가? 이 사람들을 비난할 수 있겠는가?" 라고 묻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 아니 우리들을 누가 구원해줄 수 있는가? 우리 스스로가 구원을 받기 위한 노력을 하여야한다. 우리를 이쁘게 포장하고 자신을 의심하지 않고 남의 터럭만 보려고 하며 성선설을 믿으며 종교만으로 자신을 감싸는 이러한 모습으로는 최소한 절대 구원을 받을 수 없다는 생각이 이러한 영화를 보면서 든다.

'새가 사냥꾼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듯이, 노루가 그물 치는 자에게서 벗어나듯이, 스스로 구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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