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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닥터컬럼

제목

강행되는 미디어법 개정

작성자
마인드닥터
작성일
2009.07.14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2218
내용


신문과 방송의 영향력은 대단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신문의 헤드라인 기사나 방송에서 앵커의 한마디는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독자와 시청자들에게 잠재적인 영향을 크게 미친다.. 그리고, 보도되는 논조나 촛점에 따라 같은 사실도 전혀 다른 각도로 보게 하는 것이 언론의 힘이다. 예를 들어, 용산 철거민 사태의 보도에서도 시위대가 준비한 시너,화염병의 폭발물의 사진과 노동계에서 개입했다는 기사들이 전면에 다뤄지면 이들은 민노총의 극렬전위대로 비춰질 것이다. 그러나, 경찰에서 마치 테러리스트를 진압하는 방식으로 시위대를 궁지로 몰았다는 사건경위와 유족들의 취재에서 이들이 하루하루 벌어먹고 사는 서민들로 낮은 보상에 대한 생계형의 시위였다는 포커스를 잡으면 이들에 동정심이 가고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이처럼 언론의 논조는 여론을 형성하는데 직접적인 역할을 하므로 그 공정성은 중요하다.
이를 지키기 위해서 신문법,방송법 등의 미디어법이 만들어 진 것이 아닌가. 내용 중에서 신문, 방송의 소유를 제한하는 것은 소유가 많은 것을 결정하는 자본주의에서 최소한의 안전망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미디어법이 이미 보도된 것처럼 소유규제를 푸는 내용으로 바뀌어 한나라당의 강행으로 통과되면 우리나라의 언론은 아주 큰 변화를 가져올 것 같다. 규제가 풀리면 거대신문이나 재벌이 공영방송을 사들여서 카르텔이 형성될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조선일보는 MBC를, 동아일보는 KBS2를, 중앙일보 즉 삼성은 뉴스전문채널을 소유하게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언론재벌로서의 카르텔을 형성하면 신뢰성과 공정성이 신문보다 앞섰던 공영방송들이 사기업인 신문들과 똑같이 소유주의 눈치를 보며 그 공정성이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거대신문들은 공영방송보다는 자기비판을 하는 것을 별로 못 본 것 같다. 1998년에 KBS가 언론개혁프로로 만들었던 ‘1부- KBS 그 굴욕과 오욕의 역사’, ‘2부-‘조선일보를 해부한다‘ 가 끝내 방송되지 못했다. 이 당시 조선노보에 ‘KBS의 오류를 경계한다’며 반대했던 해당신문의 힘이 작용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렇듯 자기반성이 부족한 우리나라 거대신문들의 영향력은 법 개정 후 더 커질 것 같다.

7월9일 관훈토론회에서 최 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미디어법의 조속한 국회통과를 촉구하며 “신문방송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면 매체와 여론이 다양해져 국민의 선택권이 늘어날 것이다... 광고시장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많이 창출된다...여론 독점을 우려해 산업발전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고 하였다.
진입장벽이 낮아지면 거대자본이 절대 유리하다. 독과점을 막으려는 것이 미디어법의 목적이 아니었던가?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공익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수장이 ‘여론독점을 걱정해서 산업발전을 포기해선 안된다’는 것을 역설해야 하는 것인지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이렇게 될 경우, 보도의 다양성도 문제가 될 것이다. 같은 소유주 아래의 신문과 방송이 중요한 항목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것이다. 인터넷신문이나 포탈까지 소유한다면 국민들은 비슷한 내용만 접할 것이고 다른 시각의 정보들을 볼 기회와 권리가 줄어드는 것이다.

지역신문과 방송들은 생존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영세한 지역신문방송과 거대신문방송들과의 자유경쟁은 정당하지 못하며 지역신문방송들은 정부로부터 생존을 위해 최소한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 앞으로 사기업거대신문방송들이 지역신문방송사를 흡수,통합한다면 지역신문방송은 중앙의 기사를 받아서 보도하는 역할밖에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든다. 그 지역의 소식과 정보 전달, 여론의 중심역할을 하며 지역에 뿌리를 둔 신문방송은 그 방향을 중앙이 아니라 그 지역주민의 민심을 향하고 있어야 하는데 말이다.

여당은 오는 13일에 국회통과를 강행하려고 한다. 미디어법이 이렇게 개정될 경우 앞으로 신문방송에 얼마나 큰 변화가 몰아칠지 걱정스럽다. 매스미디어로부터 누구나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신문방송들은 우리의 의식을 어떻게 지배할 것인지 솔직히 두렵다.


( 경상일보 2009. 7. 13 '경상시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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