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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닥터컬럼

제목

천 사 1

작성자
마인드닥터
작성일
2009.04.15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2149
내용

부인은 자신을 지옥에서 건져주셨다면서 추석날 정성껏 포장한 선물을 들고 오셨다. 내가 이분의 부군을 치료해온지 벌써 3년이 다 되어간다.
현장에서 추락하여 뇌를 다친 후 지적수준의 저하와 무엇보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인격의 변화로 인한 행동문제이었다.

정상이었던 사고전보다 현저히 떨어진 인지기능은 기대고 살수 있는 가장의
모습이 아니라 항상 긴장하며 돌보아야 할 큰 아이였다.
충동적이고 무분별한 행동, 대화가 잘 안되고 상대의 뜻을 곡해하여 흥분하고 날뛰는 남편을 달래고 붙들어야 했다.
남자는 이러한 자신의 모습 대한 현실인식은 아주 부족하나 좌절감을 느끼고 우울증이 있어 또한 치료가 필요한 것이었다.

"기질성정신장애", 이들을 이렇게 부른다. 산재나 교통사고 등의 사고들이 증가하면서 이런 분들이 적지 않다.
뇌를 다치면서 정신의 모든 부분에서 장애를 초래하는데 더불어 인격의 변화가 동반되어 거칠고 종잡을 수 없는 사고후 성격으로 변한다.
치료에도 큰 반응을 보이지 않기때문에 사고후 충분한 기간이 경과하여 장애자 로 판정을 받을 수 있다.
의료복지혜택이라도 받아야 가족들이 감당할 수 있으니까.

내가 이분에게 해 준것은 산재로 인한 장애자로서 치료비를 보조받게 해준 것 말고는 없는 것 같다.
치료를 통하여 처음보다 정도가 덜해졌다고 고마워하지만 지금의 상태는 이
부인이 계속 지고 가야 할 정도로 큰 호전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부인에게는 아이들이 둘이 있는데 막내이자 유일한 아들인 아이가 근 골격계 장애가 있어 엄마는 평생 이 아이를 보듬고 돌보주어야 한다.

이 여인을 보면서 정말 내 생각에도 지옥이라고 할 정도로 힘들게 사시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항상 밝게 웃으며 인사하고 매사에 감사해 하는 이 분을 보면서 정말 신은 왜 이런 분들에게 이렇게 많은 시련을 주시는지 ...
불행 뒤에 숨어 있는, 안배해준 희망과 행운이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보통사람들과 달리 시련부터 주는 이분들에 아마 이후에 곧 그만큼의 행복들이 쏟아질 것이라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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