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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닥터컬럼

제목

나에게 큰 울림의 충격을 주었던 그 노래들

작성자
마인드닥터
작성일
2009.04.15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2737
내용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면 모두들 주파수를 맞춰 시너지효과가 나는 노래는 대학다닐 때 불렀던 그때 그 시절 가요들이다.
나는 지금도 노래방이 아니라도 평소 그런 노래들을 CD로 굽어서 즐겨 듣고 있다. 등불, 연, 그대로 그렇게, 어니언스의 노래들, 박인희님의 노래,별이여 사랑이여, 이선희님이 부르는 맛깔스런 노래들, 등의 그때 그 노래들을 들으면 아련한 옛 추억들이 떠올라 좋고 마음이 동조되는 진짜 노래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음악들을 즐겨 듣던 대학 시절 이전에 나에게 큰 충격을 주었던 음악이 있었다. 70년대 후반 어니언스의 애절한 노래들에 심취해 있던 무렵(사실 공부하던 중 사촌누나 의 전축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나 라디오로 들으며 좋아했던 정도지만) 혜성처럼 등장한 산울림의 노래들은 정말 신선한, 혁명같은 음악이었다.

이전의 트로트와 전혀 다른 멜로디. 독특한 창법, 편안하고 솔직한 구어체의 가사, 어쨌든 과희 혁명과도 같은 바람을 몰고온 그룹이었다. 아니벌써, 아나 늦은 여름이었을꺼야, 문 좀 열어 줘, 등 1집에 실린 노래들은 아직 음악이 뭔지 잘 모르던 까까머리에게도 가슴에 울림과 신명을 심어 주던 명곡들이 아니었는가.

이후 78년에 발표된 2집의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는 이후 대학에 들어간 뒤에도 자주 듣던 명곡이다. 긴 전주의 프로그레시브 락 패턴으로서 이전의 우리 가요에서는 구경조차 할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로 너무 신선하고 좋은 시도라서 낯설음은 금방 스러졌다.
역시 2집의 '떠나는 우리 님'은 전통적인 가락과 노fot 말로서 애절한 애도의 마음을 노래하였는데 아직 그 가사들을 기억할 정도로 가슴을 후벼 팠던 걸작 발라드였다. 이 후 앨범들(3-6집)은 메탈과 전통가락과의 교류 등 실험적인 성격이 강하여 내가 따라 잡기 힘든 곡들인 것 같았고 사실 입시공부로 들을 기회가 적었다.

이 후 대학에 가서 애청하게 된 7집의 '가지 마오','독백' 등은 산울림 중반기의 명곡들로 꼽힌다. 쉽고 친숙한 멜로디로 어찌 이렇게 좋은 곡들을 뽑을 수 있는지 이 형제들의 천재성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둘째인 김창훈은 정제되지 않은 보컬로 독백을 부르는데, 이 가다듬어지지 않은 보컬과 훌륭한 노래 가사와 어울려 한 시대를 풍미한 노래가 되었다.

당시 암울한 시대적 분위기에서 현실 속으로 참여한 민중가요들이 구전되며 많이 불려졌다. 나도 시위에 참가하면서 가슴을 뜨겁게 달구어 주었던 '임을 위한 행진곡'등의 노래들은 강력한 현실 투쟁곡 이었음에 비하면 산울림의 노래들은 주로 개인의 정서나 사랑을 표현한 가사이므로 한 시대에 살면서 현실을 피해간 태도였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당시도,지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시대를 앞서가는 훌륭한 음악성과 내용으로 우리들을 경도하였던 뮤지션이 현실투쟁적인 노선을 가지 않았다고 하여 그들의 가치를 폄하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 독백의 노래를 들으면서 좋은 멜로디라고 느끼면서도 그 가사내용을 음미하면 사랑과 별리를 노래하는 것 같으면서도 뭔가 포괄적으로 어두운 시대를 아우르는(어루만지고 울리고 카타르시스까지) 느낌을 가졌던 기억이 난다. 이후 10집이 넘게 발표를 하면서 그들만의 색깔을 분명히 하며 프로그레시브 록, 록발라드를 넘으며 새로운 분야를 창조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산울림에 심취한후 정확히 10년뒤 사회인이 되어 생활하던 중 서태지의 '난 알아요'를 처음 접했던 때, 나는 이 새로운 노래에 정말 오랜만에 충격을 받았다. 기존과는 판이하게 다른 새로운 시도들이 신선했고 새로운 천재뮤지션의 도래를 알리는 것 같았다.

10대,20대의 청년들이 열광했으나 30대에 접어든 내가 대단한 매력을 느끼게 할 정도로 이들의 음악은 획을 긋는 좋은 작품들이었다고 생각한다.
음악적 모티브를 서태지는 외국의 뮤지션들로 부터 얻어 이를 자신의 천재성으로 발휘하였는데 그 가사들도 당시 갇혀있던 학생들의 정서과 의식을 대변하는 상징적인 내용들이었다.

이 후 서태지와 아이들의 음악성과 가치에 대한 수많은 논쟁들은 이들이 우리 음악과 문화에 끼친 영향력을 역설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은 서태지를 문화대통령 으로 부르면서 조명을 너무 비추고 스타의 스타로 만들며 호들갑을 떨었던 대중매체와 상업적 이익을 취한 업체들의 무분별함이 큰 잘못이었던 같다.

사실 서태지가 아니더라도 세계적인 흐름을 보면 이러한 뮤지션이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천재는 이러한 자연적인 시기를 앞당기고 나온다는 인식을 가져 본다면 이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과대평가와 또 격하시키는 매스
미디어와 일부 대중들의 심리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10년이 지난 지금 아직 또 나에게 그러한 충격을 안겨주는 노래들은 없다. 수년전부터 나는 뉴에이지나 명상음악에 관심을 가지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이완시켜주고 영성의 깊이를 더해줄 수 있는 이러한 음악들에 만족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은근히 또 다시 나의 마음을 강타하고 흥분시키는 새롭고 신선한 음악을 기대하고 있는 것도 솔직한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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