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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닥터컬럼

제목

다문화가정과 더불어 살기

작성자
마인드닥터
작성일
2009.12.07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2220
내용
다문화 가정과 더불어 살기

울산의 다문화가정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 한국남성과 결혼하며 이주해온 여성들이다. 낯선 곳에서 남자하나만을 믿고 살아가야하는 여인의 입장에서 많은 힘든 사연들이 있을 것이다. 여느 새댁처럼 시집살이와 넉넉하지 못할 가정을 꾸려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언어소통의 장애와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여야 하니 곱절로 힘들 것이다.

실제로 필자가 진료한 사례들을 보겠다. 한 베트남출신 여성은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농가에 시집을 온 후 식당일과 가사를 병행하며 열심히 사는 여성이었다. 남편은 어머니의 그늘에서 사는 무뚝뚝한 남자였고 시어머니는 아들을 끼고 돌며 이 이국여성이 들어갈 틈을 주지 않으셨다. 민며느리처럼 며느리와 식구로 인정을 못 받는 이 여성은 향수병과 우울증으로 힘들어했다.

또 다른 경우로 한 일본여성이 생각이 난다. 결혼하여 여기서 산지 8년이 되어 이제는 거의 한국여성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아이들이 산만하고 말을 듣지 않아 엄마 역할에 지치고 힘들어했다. 살펴보니 아이가 주의력결핍장애가 있었고 엄마와 아이들 사이가 갈등이 좀 있어보였다. 사실은 전통 일본 가정에서 자란 엄마가 아이들에게 엄한 훈육을 하면서 빚어진 아이들과의 문제였다.

이런 경우 치료를 통하여 마음이 좀 나아질 수는 있겠으나 외국인결혼이주여성에 대한 지역사회의 체계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실제로 수년전부터 이러한 다문화가정에 대한 자치단체의 지원과 시민들의 도움이 울산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중심으로 늘어가고 있다. 사랑의 김장담기,의료지원,문화적응프로그램,취업지원 등의 행사와 프로그램들이 그 사례들이다.

가정에 대한 지원들은 가족관계향상프로그램이 눈에 띄는데 행복한 가정을 위한 시부모의 역할과 의사소통문제, 배우자에 대한 교육 및 부부관계향상을 위한 상담이다. 그리고 부산에서는 결혼이민자가족의 고국방문사업, 다문화가정의 사회통합을 돕는 민간우수프로그램을 공모하고 수립하는 정책들이 세워지고 행해지고 있다.

그리고 가정에서의 2세들에 대한 지원사업들이 여러 지역들에서 모범을 보여 왔고 울산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즉, 결혼이주여성 위주에서 자녀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결혼이주여성과 자녀, 남편을 모두 만족시키는 정책들을 모범적으로 펼치고 있는 자치단체는 경상북도인 것 같다. 실제로 경상북도는 다문화가정지원조례와 다문화가정지원협의회를 만들고 예산을 책정하여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보고 배울 일이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과 지원들이 늘어나면서 울산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병원들 간의 상호지원을 위한 협약식이나 자매결연식이 체결되고 있다. 병원에서는 안정적인 정착을 돕기 위해 진료정보와 진료편의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다문화가정들은 이러한 병원 측 으로부터 의료 지원을 받으면서 이 병원에 무료통번역, 다문화사회에 대한 이해교육, 원어민강사파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한다. 즉, 일방적인 수혜가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협력체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얼마 전 신문을 보니 한 필리핀 여성이 시내의 한 고등학교 교단에서 새하얀 빛깔의 아름다운 필리핀 전통의상 바롱을 입고 열의에 찬 눈빛으로 한국의 문화와 필리핀을 비교하며 학생들에게 설명하는 사진을 볼 수 있었다. 이는 본보에 소개되었던 ‘울산인 내조의 여왕‘ 인 필리핀 출신 결혼이주여성이었다. 이 보도를 접한 어느 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의 초청으로 특별영어강사를 맡게 된 것이었다.

이렇듯 이들의 특기를 발휘하게 하여 자신의 지역사회 속에서의 훌륭한 정착을 도와주는 것은 어떤 도움보다 효율적이라 하겠다. 그리고 외국 태생인 어머니나 아버지 밑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의 언어발달과 교육문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언어와 교육지원프로그램들은 아이들의 학교 및 사회부적응을 해소하고 예방할 수 있다. 자녀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울산시가 지원하는 보육 및 교육사업은 정체성의 혼란을 겪을 수 있는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지역사회의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경상일보 '경상시론' 기고문 1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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