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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닥터컬럼

제목

내가 중독되고 싶은 것들

작성자
마인드닥터
작성일
2009.04.15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2399
내용


중독이란 현상은 과거에는 마약이나 알코올중독 등 긴급히 치료가 필요한 비사회적인 현상으로 인식되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회적 신드롬(증후군)처럼 아주 많은 분야에서 중독이라는 현상이 생겨나고 있다. 인터넷 중독, 쇼핑중독, 게임중독, 등 디지털시대에 접어들어 엄청나게 생겨난 거의 모든 행위들에 매니아, 중독 이란 표현을 사용한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누구나 꿈을 꾸는 것 중에 황홀감-Ecstasy 이라는게 있다.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껴지기 위해서 또는 정신적 충만함을 마음 가득히 느끼기 위해서는 이 황홀감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중독현상이란 스스로 충만함을 추구하는(황홀감을 느끼려는) 나름의 몸짓이 아니겠는가. 그러니 아무 의미도 없는 일탈행동은 아닌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유혹을 느끼지도 못하는 사람은 열정과 의욕이 부족한 메마른 사람이 아닐까 한다.

나는 어떤 것들에 중독이 되고 싶은지 생각해 본다. 고단하고 가슴이 꽉 막혀있었던 것 같다. 그 때 무심결에 인터넷서핑을 하던 중 어떤 블로그에 들어갔을 때 들려오던 음악은 가슴이 울리는 감격스러운 느낌이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나는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그 파동에 내 영혼이 공명이 되는 마음의 떨림을 느꼈다. 이전부터 뉴에이지 음악을 좋아했던 것은 이러한 이유들이었다. 바다, 숲, 영혼, 산사, 파동, 퉁소, 바순, ... 이러한 것들에 중독이 되어도 나는 좋다.

길을 떠날 때의 그 설레이는 마음은 어디로 떠나고 싶을 때마다 나를 또 설레이게 만든다. 여행은 일상생활의 지루함에서의 일탈과 자유라는 것 이외에도 말도 설명할 수 없는 가슴 두근거림이다. 미지의 새로움이든, 감동의 풍경이든, 아름다운 사람들과의 만남이든, 전혀 다른 문화와의 교감이든, 고행이든 여행은 떠나야 만이 느낄 수 있는 중독성이 강한 교감의 행동이다.

한참을 돌아가던 꼬불꼬불한 그 길 위로 시퍼런 바다가 솟아오르며 펼쳐질 때 여행의 즐거움은 절정에 이른다. 해질 무렵에 나른한 붉은 노을의 하늘밑에 자리 잡은 시골마을에서 밥 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면 나는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되고 이 아름다운 풍경에 젖어든다. 이런 감동의 경험은 중독이 되어도 괜찮지 않은가?


이성에 대한 사랑의 열병도 중독성이 강한 것 같다. 폴 인 러브, 사랑에 빠진 후의 삶은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서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는 황홀감에 젖어들게 된다. 이 황홀감은 두 사람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져 한마음이 될 수록 더 강해질 것이다. 서로 거리를 유지하며 존중하는 태도가 무너지며 거의 융합의 수준으로 사랑하는 대개의 경우는 사랑의 열정이 휩쓸고 지나간 후 쉽게 깨지게 된다. 어느 날, 같은 침대의 옆 사람이 타인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어쨌든 사랑은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과 같고 뻔히 알면서 빠지고 마는 달콤하고 중독성이 강한 함정과 같다.

중독에 병적인 중독과 건강한 중독으로 구별할 수 있을 것 같다. 즉각적이고 강력한 만족을 느낄수 있는 것들 중에 쾌락중추를 쉽게 무디게 만드는 것들이 있다. 즉,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주어야 앞서와 같은 만족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이를 내성이 생겼다고 표현하는데 알코올과 마약중독의 경우 그 횟수와 양이 점점 늘어나서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것이 그 이유이다. 인터넷이나 쇼핑중독의 경우도 시간과 금전이 계속 늘어나면서 정상적인 생활이 깨지는데 정작 본인은 난파하는 배속에서 키를 놓고 물에 잠기면 소용도 없는 보물을 움켜지고 그것만 들여다보고 있는 꼴이다.

이런 중독의 현상들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서 어떻게 하면 우리들이 병든 중독을 피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건강한 중독에 몰입하면 어떨까 한다. 운동, 건강한 취미생활, 가족과의 즐거운 일들(여행, 사진촬영,)같은 것 말이다. 실제로 병적 중독에 쉽게 빠지는 사람들은 평소 무미건조한 일상생활의 태도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 단조롭고 경직된 태도의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쉽게 받고 이를 잘 못 풀기에 병적 중독같은 것에 쉽게 빠져버린다.

이렇게 주위와 철저히 단절하고 혼자서 황홀경을 추구하는 고립무원의 대인관계, 감정표현에 인색하고 건조한 모습으로 감동을 받지 않는 태도가 문제가 아닐까. 우리가 오-버 한다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다. 쉽게 감동을 받고 감정이 풍부하며 사소한 것에도 감사하고 어떤 일이건 쉽게 몰입하는 사람들. 이런 분들은 평소에도 황홀경에, 몰입상태에 자주 있기 때문에 병적인 중독상태에 덜컥 빠져버리지 않는 것이다.

많이 자주 감동하며 오-버하며 살자. 열정적이며 감사하는 태도를 아이들에게도 가지게 한다면 E.Q는 저절로 증가할 것이다.
( ‘울산 수필’ 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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