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닥터컬럼
내용
사람과 개의 약속의 비교를 통해 본 고찰
먼저 사람과 개의 약속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아름다운 영화 한 편을 감상하는 것이 필요할 같아 ‘개와 나의 10가지 약속‘이란 일본영화를 떠올려 본다.
삭스란 강아지는 엄마가 아카리(딸)와 남편을 위해서 준비한 새로운 식구이고 이들의 잔잔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있으나 개에게는 나 밖에 없으니까 우리가 잘해줘야 하겠지. 개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마치 친구나 가족의 눈을 보는 것 같고 나에게 어떤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니.’
엄마는 자신이 얼마 살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안 후 딸에게 강아지를 선물로 준비하고 10년간 딸이 클 때까지 남편과 딸의 곁을 자기 대신 지켜주도록 마련한다. 10가지 약속을 딸에게 말해주면서. 개에게 지켜야 할 마지막 약속들 중 ‘내가 죽을 때 내 곁을 지켜주고 내가 없어도... ’이란 약속은 아카리가 엄마로부터 듣기 무서워했다. 이 약속은 중의적인 표현, 즉 큰 병으로 딸의 곁을 곧 떠나야 하는 엄마의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딸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촉망받는 대학병원 의사를 그만두고 집에 작은 의원을 여는 아빠. 삭스와 딸을 지키며 가사 일을 배우는 아빠는 죽은 아내와의 약속을 지킨다. 재미있는 장면, 삭스가 참참참 놀이의 대가라는 사실로서 아무도 삭스를 못이긴다.
시간이 흘러 10년, 아까리는 결혼 적령기가 되어 연인을 알게 되고 마음을 뺏기면서 삭스를 자주 잊어버리고 약속들을 잊는다. 아까리의 연인인 기타리스트가 손가락신경의 문제로 실의에 빠지는데, 아까리의 목을 고쳐줬었던 삭스는 자신이 사랑하는 주인의 남자친구의 문제도 치료해준다. 바로 엄마가 즐겨 불렀던 바로 그 노래 ‘..time of the time...'을 팝송으로 연주하도록 기억하게 하므로서 말이다. 이 노래를 밖에서 듣던 아까리는 엄마를 기억하며 눈물 짓고, 두 남녀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삭스는 두 사람을 치료했고 또 두 사람을 사랑으로 연결하게 해 준 것이다.
아까리는 결혼을 하며 아빠와 삭스를 떠난다. 엄마 없이 키워준 아빠를 보며 감사의 눈물을 흘린다. 아빠 또한 대학병원보다 의원에서 더 자세히 아픈 사람의 말을 들어줄 수 있었고, 삭스와 너를 보살펴줄 수 있어 너무 행복했고 고맙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 노령인 삭스는 자신이 엄마 대신에 지켜주었던 아까리를 떠나보내야 하는데, 그게 도저히 힘들었는지 자신이 먼저 아빠, 아까리를 떠나려고 한다. 아빠는 엄마가 그려놓았던 스케치북을 내놓는데 개와의 10가지 약속의 그림이다. 아까리는 자신이 그동안 삭스에게 못 지킨 것들을 후회하며 슬퍼한다. 삭스는 마지막으로 아까리를 보며 앞발을 들어 이별을 고하고 눈을 감는다. 아까리는 이렇게 10년이 너무 짧은 줄 몰랐다며 안타까워하는데...
삭스를 보내고 개집을 청소하던 아버지는 그 안에서 자신의 아내가 아까리에게 써놓은 편지를 본다. ‘오랜만이야. 그동안 삭스가 잘 지켜주었겠지. 삭스가 가고 없다면 이제는 엄마가 바람이 되어 지켜줄게. 갑자기 바람이 분다면 엄마가 옆에 있는 것으로 생각해’
개가 충직하다는 것은 사람과 맺은 그 인연과 약속을 변함없이 지킨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사람들은 처음의 마음은 진실이었지만 여러 복잡한 마음의 변화 속에서 희석되고 마는 것일까. 이 영화를 본 후 어느 책에서 본 일화가 생각이 난다.
건설 노동자 잭슨은 백혈병 진단을 받은 뒤에도 최선을 다해 살았다. 그리고 곧 앤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두 사람은 결혼을 했고, 앤은 생의 마지막 해가 되리라 여겨지는 날들 동안 잭슨을 정성껏 보살펴 주었다. 앤은 잭슨과 함께 보낸 두 해를 매우 소중히 여겼다.
앤은 잭슨을 깊이 사랑했고 자신을 온전히 바치며 희생을 감수했다. “잭슨이 아팠기 때문에 나는 나를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모두 이겨 낼 수 있었어요. 잭슨을 사랑하면서 마침내 제대로 된 인간으로 돌아온 것 같아요.”
바로 그때 최고의, 그리고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 잭슨이 골수 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었고, 수술은 성공적이었으며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다가 살아난 잭슨은 건강을 회복해 갔다.
그러나 둘 사이의 관계는 전과 같지 않았다. 앤은 무엇엔가 갇힌 듯한, 숨이 막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열정이 식었다고 불평하기 시작했다.
한쪽이 심각한 병을 앓으며 죽음을 향해 치달아 가는 상황에서 맺어진 관계의 경우, 이런 일이 흔히 발생한다. 앤은 그가 절박할 때 곁을 지키는 영웅적인 여인이 되었지만 일상적인 일들 속에서 헌신을 하는 것은 오히려 더 힘들게 느껴졌던 것이다. 두 사람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열쇠는 삶이라는 긴 여정을 함께 하면서 일상적인 경험들 속에 숨어 있다는 것을 터득한 것이다.
나는 오래전 아내와 둘의 삶을 시작하면서 둘이서, 하객들 앞에서 약속을 했다. 그리고 서로가 힘들 때나 상대가 아플 때도 나 스스로에게 약속을 했다. 그런데 상황이 좋아지면 그 약속을 잊어버리거나 간과하게 된다. 아내에 소흘해지고 상처를 주게 되다 그 약속을 잊어버린 나를 발견한다. 절박할 때 한 약속은 생활의 매너리즘 속에서 관계 속에서 슬쩍 넘어가 버리는 것 같다.
혹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 헌신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에 헌신하고 있지 않는가 하고 곰곰이 생각해본다. 사랑하므로 처음의 약속을 지키려고 하는데 이 약속이 관계를 좋게 유지하기 위한 약속이 아닌 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그리고 가족의 관계가 깨지지 않기 위해서 자식들에 대한 서로의 관심을 사랑이라고 여기는 관계로 추락하지 않도록 경계한다.
그렇지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사는 게 별건가? 같이 하는 좋은 시간들이 많도록 애쓰면 되는 것이지. 지금도 옛날을 떠올리면 그 때 좀 더 자주 여행을 가거나 좀 더 표현을 잘 해 줬으면 하고 후회가 된다. 그리니 일상생활에서 지금의 작은 노력이 가장 중요한 것이지 결혼 생활을 지속시켜 줄 마법 같은 해결책은 없는 거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아내는 아이들의 뒷바라지에 올인을 하며 나를 보는 눈길은 뜸할 수밖에 없다. 좀 섭섭할 때가 있어도 어쩌겠는가. 예전의 간 큰 남자처럼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면 안 된다고 달래본다. 남자는 나이가 들면 여성호르몬이 증가하면서 부드러워짐을 느끼니까 다행이다.
요즘 아이들이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하여 분양을 받을까 생각 중이다. 아이들의 정서에도 좋다고 하는데 나중에 제일 친해지는 것은 아빠와 강아지라고도 한다. 집에 늦게 들어올 때 반겨주는 이 없어 쓸쓸할 때 꼬리치며 옆에 오는 것은 충직한 강아지이니까.
이렇게 한 식구가 되면 우리들은 개를 위해 서로 몇 가지의 약속들을 해야 할까? 한번 맺은 관계는 스스로 저버리는 일이 없고 일편단심인 犬公. 사람이 알아줄 때까지 눈빛으로 한 가지 변함없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녀석. 이렇게 사람에 대한 스스로의 약속을 잘 지키는 개와 살다보면 나 스스로의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헌신의 약속을 잊어버리기 어려울 것 같다.
( '울산수필' 기고 )
먼저 사람과 개의 약속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아름다운 영화 한 편을 감상하는 것이 필요할 같아 ‘개와 나의 10가지 약속‘이란 일본영화를 떠올려 본다.
삭스란 강아지는 엄마가 아카리(딸)와 남편을 위해서 준비한 새로운 식구이고 이들의 잔잔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있으나 개에게는 나 밖에 없으니까 우리가 잘해줘야 하겠지. 개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마치 친구나 가족의 눈을 보는 것 같고 나에게 어떤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니.’
엄마는 자신이 얼마 살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안 후 딸에게 강아지를 선물로 준비하고 10년간 딸이 클 때까지 남편과 딸의 곁을 자기 대신 지켜주도록 마련한다. 10가지 약속을 딸에게 말해주면서. 개에게 지켜야 할 마지막 약속들 중 ‘내가 죽을 때 내 곁을 지켜주고 내가 없어도... ’이란 약속은 아카리가 엄마로부터 듣기 무서워했다. 이 약속은 중의적인 표현, 즉 큰 병으로 딸의 곁을 곧 떠나야 하는 엄마의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딸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촉망받는 대학병원 의사를 그만두고 집에 작은 의원을 여는 아빠. 삭스와 딸을 지키며 가사 일을 배우는 아빠는 죽은 아내와의 약속을 지킨다. 재미있는 장면, 삭스가 참참참 놀이의 대가라는 사실로서 아무도 삭스를 못이긴다.
시간이 흘러 10년, 아까리는 결혼 적령기가 되어 연인을 알게 되고 마음을 뺏기면서 삭스를 자주 잊어버리고 약속들을 잊는다. 아까리의 연인인 기타리스트가 손가락신경의 문제로 실의에 빠지는데, 아까리의 목을 고쳐줬었던 삭스는 자신이 사랑하는 주인의 남자친구의 문제도 치료해준다. 바로 엄마가 즐겨 불렀던 바로 그 노래 ‘..time of the time...'을 팝송으로 연주하도록 기억하게 하므로서 말이다. 이 노래를 밖에서 듣던 아까리는 엄마를 기억하며 눈물 짓고, 두 남녀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삭스는 두 사람을 치료했고 또 두 사람을 사랑으로 연결하게 해 준 것이다.
아까리는 결혼을 하며 아빠와 삭스를 떠난다. 엄마 없이 키워준 아빠를 보며 감사의 눈물을 흘린다. 아빠 또한 대학병원보다 의원에서 더 자세히 아픈 사람의 말을 들어줄 수 있었고, 삭스와 너를 보살펴줄 수 있어 너무 행복했고 고맙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 노령인 삭스는 자신이 엄마 대신에 지켜주었던 아까리를 떠나보내야 하는데, 그게 도저히 힘들었는지 자신이 먼저 아빠, 아까리를 떠나려고 한다. 아빠는 엄마가 그려놓았던 스케치북을 내놓는데 개와의 10가지 약속의 그림이다. 아까리는 자신이 그동안 삭스에게 못 지킨 것들을 후회하며 슬퍼한다. 삭스는 마지막으로 아까리를 보며 앞발을 들어 이별을 고하고 눈을 감는다. 아까리는 이렇게 10년이 너무 짧은 줄 몰랐다며 안타까워하는데...
삭스를 보내고 개집을 청소하던 아버지는 그 안에서 자신의 아내가 아까리에게 써놓은 편지를 본다. ‘오랜만이야. 그동안 삭스가 잘 지켜주었겠지. 삭스가 가고 없다면 이제는 엄마가 바람이 되어 지켜줄게. 갑자기 바람이 분다면 엄마가 옆에 있는 것으로 생각해’
개가 충직하다는 것은 사람과 맺은 그 인연과 약속을 변함없이 지킨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사람들은 처음의 마음은 진실이었지만 여러 복잡한 마음의 변화 속에서 희석되고 마는 것일까. 이 영화를 본 후 어느 책에서 본 일화가 생각이 난다.
건설 노동자 잭슨은 백혈병 진단을 받은 뒤에도 최선을 다해 살았다. 그리고 곧 앤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두 사람은 결혼을 했고, 앤은 생의 마지막 해가 되리라 여겨지는 날들 동안 잭슨을 정성껏 보살펴 주었다. 앤은 잭슨과 함께 보낸 두 해를 매우 소중히 여겼다.
앤은 잭슨을 깊이 사랑했고 자신을 온전히 바치며 희생을 감수했다. “잭슨이 아팠기 때문에 나는 나를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모두 이겨 낼 수 있었어요. 잭슨을 사랑하면서 마침내 제대로 된 인간으로 돌아온 것 같아요.”
바로 그때 최고의, 그리고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 잭슨이 골수 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었고, 수술은 성공적이었으며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다가 살아난 잭슨은 건강을 회복해 갔다.
그러나 둘 사이의 관계는 전과 같지 않았다. 앤은 무엇엔가 갇힌 듯한, 숨이 막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열정이 식었다고 불평하기 시작했다.
한쪽이 심각한 병을 앓으며 죽음을 향해 치달아 가는 상황에서 맺어진 관계의 경우, 이런 일이 흔히 발생한다. 앤은 그가 절박할 때 곁을 지키는 영웅적인 여인이 되었지만 일상적인 일들 속에서 헌신을 하는 것은 오히려 더 힘들게 느껴졌던 것이다. 두 사람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열쇠는 삶이라는 긴 여정을 함께 하면서 일상적인 경험들 속에 숨어 있다는 것을 터득한 것이다.
나는 오래전 아내와 둘의 삶을 시작하면서 둘이서, 하객들 앞에서 약속을 했다. 그리고 서로가 힘들 때나 상대가 아플 때도 나 스스로에게 약속을 했다. 그런데 상황이 좋아지면 그 약속을 잊어버리거나 간과하게 된다. 아내에 소흘해지고 상처를 주게 되다 그 약속을 잊어버린 나를 발견한다. 절박할 때 한 약속은 생활의 매너리즘 속에서 관계 속에서 슬쩍 넘어가 버리는 것 같다.
혹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 헌신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에 헌신하고 있지 않는가 하고 곰곰이 생각해본다. 사랑하므로 처음의 약속을 지키려고 하는데 이 약속이 관계를 좋게 유지하기 위한 약속이 아닌 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그리고 가족의 관계가 깨지지 않기 위해서 자식들에 대한 서로의 관심을 사랑이라고 여기는 관계로 추락하지 않도록 경계한다.
그렇지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사는 게 별건가? 같이 하는 좋은 시간들이 많도록 애쓰면 되는 것이지. 지금도 옛날을 떠올리면 그 때 좀 더 자주 여행을 가거나 좀 더 표현을 잘 해 줬으면 하고 후회가 된다. 그리니 일상생활에서 지금의 작은 노력이 가장 중요한 것이지 결혼 생활을 지속시켜 줄 마법 같은 해결책은 없는 거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아내는 아이들의 뒷바라지에 올인을 하며 나를 보는 눈길은 뜸할 수밖에 없다. 좀 섭섭할 때가 있어도 어쩌겠는가. 예전의 간 큰 남자처럼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면 안 된다고 달래본다. 남자는 나이가 들면 여성호르몬이 증가하면서 부드러워짐을 느끼니까 다행이다.
요즘 아이들이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하여 분양을 받을까 생각 중이다. 아이들의 정서에도 좋다고 하는데 나중에 제일 친해지는 것은 아빠와 강아지라고도 한다. 집에 늦게 들어올 때 반겨주는 이 없어 쓸쓸할 때 꼬리치며 옆에 오는 것은 충직한 강아지이니까.
이렇게 한 식구가 되면 우리들은 개를 위해 서로 몇 가지의 약속들을 해야 할까? 한번 맺은 관계는 스스로 저버리는 일이 없고 일편단심인 犬公. 사람이 알아줄 때까지 눈빛으로 한 가지 변함없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녀석. 이렇게 사람에 대한 스스로의 약속을 잘 지키는 개와 살다보면 나 스스로의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헌신의 약속을 잊어버리기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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