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닥터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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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 퍼온 글- 나눔문화 www.nanum.com 에서 >
살아있는 강을 죽이는 ‘4대강 살리기’의 진실
[106차 포럼] 개발의 주술에서 깨어나기 _ 김정욱 |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지난 10월 13일(화) 가을이 가만가만 내려오던 저녁,
106차 나눔문화포럼이 열렸습니다.
밖에서는 타닥타닥, 빗방울이 연주하는 ‘비닐 거문고’ 소리가 들리고
안에서는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의 열정적인 강의가
포럼실을 가득 메운 사람들의 가슴 사이로 굽이치는 강물처럼 흘렀습니다.
“강은 대통령의 소유가 아닙니다. 건설업체들의 돈벌이 수단도,
혹세무민하는 정치가나 곡학아세하는 학자들을 위해 흐르는 것도 아닙니다.
이 땅의 모든 사람들과 생물을 위해 하늘이 내린 것입니다.”
글로벌한 시각에서 전 지구적 생태위기를 진단하며 4대강 사업의 핵심문제를 날카롭게 짚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과 내일의 후손들까지 공생할 수 있는 지혜를 들려 준 김정욱 교수.
현장을 오가며 깊이를 더해온 30년 환경연구의 증언은 ‘강력한 경고’이자 ‘따뜻한 조언’이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경우에도 대운하 문제만큼은 흔들리지 않을 확실한 기준을 세운
김정욱 교수의 106차 나눔문화포럼! 그 명강의노트를 공개합니다.
우리의 전통적인 환경윤리를 기억하라
강연은 처음부터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습니다.
폭포처럼 쏟아지는 명쾌한 논리를 귀에 담느라
수백 장의 자료사진을 눈으로 쫓아가느라
촌철살인의 유머에 웃음을 터뜨리느라, 수강생들은 무척 바빴는데요 ^^
김정욱 교수는 먼저 ‘환경범죄가 헌법으로 금지되어 있던’ 시대로
수백 년을 거슬러 올라가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우리 선조들은 자연의 이치와 조화를 이루며 살고자 노력했습니다.
이를 거슬러 환경을 파괴하거나 오염시키는 행위는 천벌을 받을 죄악으로 여겼어요.
여기 중요한 법을 새겨놨던 비석 ‘금표禁標”를 보면, 기회자棄灰者 장30, 기분자棄糞者 장50이라.
재를 버리는 자 곤장 30대, 똥을 버리는 자 곤장 50대. 이 벌들이 얼마나 엄한가 보니까,
《하멜표류기》를 읽어보면 하멜이 곤장 20대를 맞고 한 달을 앓아 누웠답니다.
'조선에서 곤장을 맞으면 죽는다'고 써놨지요.(웃음)
그러니 어떻게 감히 법을 어기겠어요. 그래서 옛날에는 쓰레기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자연을 소중하게 가꾸어왔던 우리나라는 일제시대에 산림자원을 극심하게 약탈당했고
한국전쟁을 거치며 그나마 있던 산천초목마저도 황무지로 초토화되어 버립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1960년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이러한 환경친화적 인식과 풍습이 사라져버렸다는 것입니다. 당시 환경문제를 거론하는 사람은 ‘국가반역자’로 몰려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는데요.
그 결과 한국은 자원낭비와 환경오염이 심한 사회로 탈바꿈 되었습니다.
‘부끄러운 세계 1위’가 넘치는 환경오염선진국, 코리아
“OECD 국가 중 서울이 대기오염도 1위입니다. 매년 1만 명이 대기오염 때문에 죽습니다.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은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독일을 다 앞질렀습니다.
에너지 사용량이 높다고 선진국이 아니에요. 1인당 국민소득이 4만 달러인 덴마크는
70년대 이후 사용량이 하나도 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2020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고,
모든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낭비하는 미국조차 절약정책에 앞장섭니다.
왜? 실제로 필요하니까. 2050년에 석유와 우라늄은 모두 끊어질 것입니다.
지금도 원자력 밀도 세계 1등인 한국만 에너지 사용량을 2배로 올린다며, 열심히 짓고만 있습니다.”
“새만금 막던 날 우리 어민들은 울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좋은 갯벌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한국입니다. 간만의 차가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자마자 이게 뭡니까.
허옇게 떠오른 이게 다 조개 시체입니다. 깨끗하던 연안은 허연 거품 띠로 덮였죠.
새만금 공사를 82%가 반대했는데 됐습니다. 왜냐? 18%가 목소리가 워낙 커서.”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요?
김정욱 교수는 정부가 밀어붙이는 ‘성장 위주의 경제개발정책’에서 그 원인을 짚었습니다.
거대개발정책 ‘4대강 살리기’의 진실
“’4대강 살리기’는 ‘한반도 대운하’로부터 나온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운융성의 길’로 내건 사업이죠. 전국 17개 운하, 총 3,100 ㎞를 팝니다.
‘앞으로 배를 타고 전국을 다닐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운하를 파서 뭐가 좋은가? 정부는 홍수 막고, 물 부족 해결하고,
물 깨끗하게 해서 관광수익 벌고, 일자리 만들어 국토균형발전하여
국민소득 4만 달러로 올리는 사업이라고 말합니다. 홍보물만 보면 가슴이 두근두근 뛰죠.(웃음)
그러나 여러분, 노자의 말을 명심하십시오.
‘진실한 말은 아름답지 않고, 아름다운 말은 진실하지 않다’.
영어로는 ‘It’s too good to be true.’(웃음)”
김정욱 교수는 이어서 하천 정비사업의 홍보 논리를 조목조목 비판했습니다.
점점 높아지고 빨라지는 목소리를 따라가느라 수강생들은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입니다.
“물을 맑게 하겠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아지지 어떻게 강바닥 판다고 물이 맑아지나요.
홍수를 막겠다? 지금까지 홍수 막아주겠다며 댐 많이 지었습니다. 댐 밀도도 세계 1등입니다.
그런데 홍수피해가 70년대 대비 100배로 증가했습니다. 댐이 없어서 홍수피해가 나는 게 아닙니다.
일본은 우리 같이 큰 댐도 없지만 홍수 피해는 매년 줄고 있어요.
그럼 예방을 어떻게 하나? 마을을 보호해주는 조그만 댐과 저수지를 많이 만듭니다.
그리고 논밭마다 물을 받아 쓸 수 있게 시골 곳곳에 지하시설을 만들지요.
일본은 홍수를 예방한다고 돈 쓰고, 우리는 피해복구에 돈을 다 쓰고.
중국은 1000년에 한 번 오는 홍수가 와도 견디는 거대한 댐 두 개를 양자강 유역에 만들었는데,
그만 2000년 만에 오는 홍수가 와서 다 터져버렸습니다.(웃음)”
살아있는 강을 죽이는 ‘4대강 살리기’
김정욱 교수는 독일의 뉘른베르크항, 미국의 세인트 루이스항 등 정부가 4대강 사업의 모델로 삼은
실제 주운舟運 도시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곳을 두 발로 직접 조사하고 두 눈으로 확인하면서
“학자적인 양심에서 도저히 이 사업을 ‘4대강 살리기’라 부를 수 없었다”고 고백합니다.
한 번 시행하면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운하공사. 미국 플로리다주의 사례는
대운하가 우리나라에 가져 올 환경재앙을 생생하게 경고해주고 있었습니다.
“플로리다에는 자연적으로 흐르는 물이 하나도 없습니다. 전기로 수문을 열어야 하죠.
1920년대 모든 강들을 수심 10m의 직선 운하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자꾸 물이 범람하자
6m 높이의 제방을 쌓았습니다. 육지와 물이 단절되면서 물이 갈색으로 썩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악취가 났고, 흙이 자꾸만 산화되어 지난 80년 동안 1m 50cm 두께의 흙이 날라갔습니다.
이 추세로 20-30년만 더 지나면 플로리다에는 토양이 하나도 남지 않게 됩니다.
지금 특별법을 만들어 복원하고 있습니다. 운하공사에 3천만 달러 들었는데 복원에 그 10배인 3억 달러가 들었죠. 앞으로 30년 간 10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이것도 완전한 복원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운하는 세계적으로 사양산업입니다.”
“중국 고전에서도 ‘강을 다스리는 데 있어 물길을 돌리는 것이 하책이고, 둑을 쌓는 것이 중책이고,
그대로 두는 것이 상책이다’라고 했습니다. 왜 ‘살아있는 강’을 죽은 강으로 만드는 겁니까.
바다는 강물이 흘러가는 것을 보고 사는 겁니다. 그래야 생물이 살고 물고기가 살고 그 물고기를 철새가 먹고 육지에 똥을 싸서 순환이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둑을 쌓아 강을 막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왜? 땅이 나오니까. 이걸 절대 아까워해서는 안됩니다. 강은 바다로 흘러가야 하는 겁니다.”
“이번 4대강 사업에 22조원이 책정됐습니다.
10만 개 마을에 각각 1억 원씩 주고도 12조가 남는 돈입니다.
1억이면? 마을마다 도랑 살려서 홍수 예방할 수 있습니다. 수도 공급하고 재생에너지 사업해서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일자리도 생깁니다. 백성들이 행복하고도 남는 돈입니다.”
“지금 우리 강의 모습을 보십시오. 물길을 직선으로 만들고, 바닥을 파고, 강둑에 콘크리트를 바른 강이 아름다운가요? 오랜 세월 햇빛과 바람을 받아 수많은 생물들이 어우러지고 율동하듯 굽어 흐르는 물길 그대로의 자연 하천이 아름다운가요?
4대강 사업을 할지 말지 하는 판단은 전문성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건강한 상식과 정직한 양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자연을 살리는 길, 생각부터 바꾸자
매서운 회초리처럼 정신을 번쩍 일깨워줬던 김정욱 교수의 이야기는
‘이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우리 가슴 속에 옮겨 와 있었습니다.
“지금 같은 경제성장은 지속될 수가 없습니다.
자원이 고갈되어 지구재산이 줄고 있는데 어떻게 경제성장이 되겠습니까?
지구생태계에서 끊임없이 자라는 것은 암 밖에 없습니다. 암의 종말은 죽음입니다.
그러나 땅을 아름답고 풍성하게 가꾸면 우리의 삶도 아름답고 풍성해집니다.”
“우리가 파괴되어 가는 이 땅을 바로잡아 후손들에게 물려주려면,
그리고 우리가 물려받았던 것보다 더 나은 환경을 물려주려면 3가지 기반만은 꼭 지켜야 합니다.
산림과 갯벌과 농경지입니다. 그리고 지역사회를 우리 기후와 지리, 문화에 맞고
에너지와 자원을 적게 쓰는 생태학적인 단위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경제적 효율성을 최우선하는 가치관을 땅의 법칙에 맞게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땅의 순리대로 살 때 지속가능한 행복이 온다
“일본은 재산이 많지만 행복지수 90위인 불행한 나라입니다. 집집마다 문을 닫아놔요.
자기도 동네 들여다보기 싫고, 동네사람들이 자길 들여다 보는 것도 싫고,
오직 자신만을 위해서만 열심히 삽니다.
대한민국은 102위, 더 불행한 나라입니다.
자신을 위해서는 정말 열심히 사는데 온갖 부정부패가 만연합니다.
그러면 세계에서 제일 행복한 나라는 어떨까요? 1위가 덴마크입니다.
이 나라는 시민단체 회원 수가 국민 수의 두 배입니다. 각 가정마다 7~8개 시민단체에 가입한 거죠.
자신만이 아니라, 동네를 지역사회를 나라를 세계를 생각하는 이런 나라가 행복한 나라가 되는 거에요.”
“우리가 돈을 더 벌어 사고자 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더 큰 냉장고, 더 큰 자동차, 더 큰 집…
이건 조금만 지나면 몸이 적응해 버려서 하나도 행복한 줄 몰라요.
반면, 시간이 지나도 우리가 전혀 적응을 못하는 것은 ‘관계’입니다.
부부간에 맨날 싸우는데 아무렇지도 않다, 그런 사람 있나요? 이혼해 버리죠? 못 견뎌서 떠납니다.
자연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우리의 몸이 적응을 못합니다.
태안에 시커먼 기름을 쏟고 나니까 오늘도 내일도 시커먼 기름이 보이고…
결국 주민들이 자살해 버립니다. 사람은 경쟁이 아니라 서로 도우며 살고 친구를 많이 만들고
이런 자리에 와서 나누고 하면서 행복을 느낍니다.”
끝으로 김정욱 교수는 성경에도 적힌 하늘의 진정한 뜻을 알려주고 싶다며 한 구절을 인용했습니다.
오늘 강의를 한 마디로 요약하는 하늘의 인과응보에 우렁찬 박수와 시원한 웃음이 가득했습니다.
“태초에 하느님이 아담과 이브를 만들고 제일 먼저 내린 명령입니다.
‘땅에 충만하라(Replenish the earth)
땅을 정복하라(subdue it),
생물을 다스리라(rule over the living creatures)’.
그랬더니 땅을 ‘충만하게’ 한다고 땅이 비좁도록 자식을 많이 낳아 퍼트리고
땅을 ‘정복하라’ 했다고 불도저로 다 갈아 엎고, 생물을 ‘다스리라’ 했다고 다 잡아먹고 합니다.
히브리 원어로 ‘충만하라’는 것은 채우라, 충족시키라는 뜻입니다.
땅이 필요로 하는 것을 순리대로 채워주라는 겁니다. ‘정복하라’는 가꾸라는 것을 뜻합니다.
땅을 가꾸면 우리 삶도 풍요로워지고 황폐하게 만들면 우리 삶도 황폐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다스리라’고 한 것은 생물들이 잘 살 수 있게 보살피면 우리 삶도 보살핌을 받는다는 뜻입니다.
더 늦기 전에 하늘이 인간에게 내린 태초의 명령에 귀 기울이십시오.
이를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하늘이 내린 마지막 경고를 전하며 오늘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살아있는 강을 죽이는 ‘4대강 살리기’의 진실
[106차 포럼] 개발의 주술에서 깨어나기 _ 김정욱 |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지난 10월 13일(화) 가을이 가만가만 내려오던 저녁,
106차 나눔문화포럼이 열렸습니다.
밖에서는 타닥타닥, 빗방울이 연주하는 ‘비닐 거문고’ 소리가 들리고
안에서는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의 열정적인 강의가
포럼실을 가득 메운 사람들의 가슴 사이로 굽이치는 강물처럼 흘렀습니다.
“강은 대통령의 소유가 아닙니다. 건설업체들의 돈벌이 수단도,
혹세무민하는 정치가나 곡학아세하는 학자들을 위해 흐르는 것도 아닙니다.
이 땅의 모든 사람들과 생물을 위해 하늘이 내린 것입니다.”
글로벌한 시각에서 전 지구적 생태위기를 진단하며 4대강 사업의 핵심문제를 날카롭게 짚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과 내일의 후손들까지 공생할 수 있는 지혜를 들려 준 김정욱 교수.
현장을 오가며 깊이를 더해온 30년 환경연구의 증언은 ‘강력한 경고’이자 ‘따뜻한 조언’이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경우에도 대운하 문제만큼은 흔들리지 않을 확실한 기준을 세운
김정욱 교수의 106차 나눔문화포럼! 그 명강의노트를 공개합니다.
우리의 전통적인 환경윤리를 기억하라
강연은 처음부터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습니다.
폭포처럼 쏟아지는 명쾌한 논리를 귀에 담느라
수백 장의 자료사진을 눈으로 쫓아가느라
촌철살인의 유머에 웃음을 터뜨리느라, 수강생들은 무척 바빴는데요 ^^
김정욱 교수는 먼저 ‘환경범죄가 헌법으로 금지되어 있던’ 시대로
수백 년을 거슬러 올라가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우리 선조들은 자연의 이치와 조화를 이루며 살고자 노력했습니다.
이를 거슬러 환경을 파괴하거나 오염시키는 행위는 천벌을 받을 죄악으로 여겼어요.
여기 중요한 법을 새겨놨던 비석 ‘금표禁標”를 보면, 기회자棄灰者 장30, 기분자棄糞者 장50이라.
재를 버리는 자 곤장 30대, 똥을 버리는 자 곤장 50대. 이 벌들이 얼마나 엄한가 보니까,
《하멜표류기》를 읽어보면 하멜이 곤장 20대를 맞고 한 달을 앓아 누웠답니다.
'조선에서 곤장을 맞으면 죽는다'고 써놨지요.(웃음)
그러니 어떻게 감히 법을 어기겠어요. 그래서 옛날에는 쓰레기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자연을 소중하게 가꾸어왔던 우리나라는 일제시대에 산림자원을 극심하게 약탈당했고
한국전쟁을 거치며 그나마 있던 산천초목마저도 황무지로 초토화되어 버립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1960년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이러한 환경친화적 인식과 풍습이 사라져버렸다는 것입니다. 당시 환경문제를 거론하는 사람은 ‘국가반역자’로 몰려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는데요.
그 결과 한국은 자원낭비와 환경오염이 심한 사회로 탈바꿈 되었습니다.
‘부끄러운 세계 1위’가 넘치는 환경오염선진국, 코리아
“OECD 국가 중 서울이 대기오염도 1위입니다. 매년 1만 명이 대기오염 때문에 죽습니다.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은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독일을 다 앞질렀습니다.
에너지 사용량이 높다고 선진국이 아니에요. 1인당 국민소득이 4만 달러인 덴마크는
70년대 이후 사용량이 하나도 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2020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고,
모든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낭비하는 미국조차 절약정책에 앞장섭니다.
왜? 실제로 필요하니까. 2050년에 석유와 우라늄은 모두 끊어질 것입니다.
지금도 원자력 밀도 세계 1등인 한국만 에너지 사용량을 2배로 올린다며, 열심히 짓고만 있습니다.”
“새만금 막던 날 우리 어민들은 울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좋은 갯벌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한국입니다. 간만의 차가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자마자 이게 뭡니까.
허옇게 떠오른 이게 다 조개 시체입니다. 깨끗하던 연안은 허연 거품 띠로 덮였죠.
새만금 공사를 82%가 반대했는데 됐습니다. 왜냐? 18%가 목소리가 워낙 커서.”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요?
김정욱 교수는 정부가 밀어붙이는 ‘성장 위주의 경제개발정책’에서 그 원인을 짚었습니다.
거대개발정책 ‘4대강 살리기’의 진실
“’4대강 살리기’는 ‘한반도 대운하’로부터 나온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운융성의 길’로 내건 사업이죠. 전국 17개 운하, 총 3,100 ㎞를 팝니다.
‘앞으로 배를 타고 전국을 다닐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운하를 파서 뭐가 좋은가? 정부는 홍수 막고, 물 부족 해결하고,
물 깨끗하게 해서 관광수익 벌고, 일자리 만들어 국토균형발전하여
국민소득 4만 달러로 올리는 사업이라고 말합니다. 홍보물만 보면 가슴이 두근두근 뛰죠.(웃음)
그러나 여러분, 노자의 말을 명심하십시오.
‘진실한 말은 아름답지 않고, 아름다운 말은 진실하지 않다’.
영어로는 ‘It’s too good to be true.’(웃음)”
김정욱 교수는 이어서 하천 정비사업의 홍보 논리를 조목조목 비판했습니다.
점점 높아지고 빨라지는 목소리를 따라가느라 수강생들은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입니다.
“물을 맑게 하겠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아지지 어떻게 강바닥 판다고 물이 맑아지나요.
홍수를 막겠다? 지금까지 홍수 막아주겠다며 댐 많이 지었습니다. 댐 밀도도 세계 1등입니다.
그런데 홍수피해가 70년대 대비 100배로 증가했습니다. 댐이 없어서 홍수피해가 나는 게 아닙니다.
일본은 우리 같이 큰 댐도 없지만 홍수 피해는 매년 줄고 있어요.
그럼 예방을 어떻게 하나? 마을을 보호해주는 조그만 댐과 저수지를 많이 만듭니다.
그리고 논밭마다 물을 받아 쓸 수 있게 시골 곳곳에 지하시설을 만들지요.
일본은 홍수를 예방한다고 돈 쓰고, 우리는 피해복구에 돈을 다 쓰고.
중국은 1000년에 한 번 오는 홍수가 와도 견디는 거대한 댐 두 개를 양자강 유역에 만들었는데,
그만 2000년 만에 오는 홍수가 와서 다 터져버렸습니다.(웃음)”
살아있는 강을 죽이는 ‘4대강 살리기’
김정욱 교수는 독일의 뉘른베르크항, 미국의 세인트 루이스항 등 정부가 4대강 사업의 모델로 삼은
실제 주운舟運 도시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곳을 두 발로 직접 조사하고 두 눈으로 확인하면서
“학자적인 양심에서 도저히 이 사업을 ‘4대강 살리기’라 부를 수 없었다”고 고백합니다.
한 번 시행하면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운하공사. 미국 플로리다주의 사례는
대운하가 우리나라에 가져 올 환경재앙을 생생하게 경고해주고 있었습니다.
“플로리다에는 자연적으로 흐르는 물이 하나도 없습니다. 전기로 수문을 열어야 하죠.
1920년대 모든 강들을 수심 10m의 직선 운하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자꾸 물이 범람하자
6m 높이의 제방을 쌓았습니다. 육지와 물이 단절되면서 물이 갈색으로 썩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악취가 났고, 흙이 자꾸만 산화되어 지난 80년 동안 1m 50cm 두께의 흙이 날라갔습니다.
이 추세로 20-30년만 더 지나면 플로리다에는 토양이 하나도 남지 않게 됩니다.
지금 특별법을 만들어 복원하고 있습니다. 운하공사에 3천만 달러 들었는데 복원에 그 10배인 3억 달러가 들었죠. 앞으로 30년 간 10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이것도 완전한 복원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운하는 세계적으로 사양산업입니다.”
“중국 고전에서도 ‘강을 다스리는 데 있어 물길을 돌리는 것이 하책이고, 둑을 쌓는 것이 중책이고,
그대로 두는 것이 상책이다’라고 했습니다. 왜 ‘살아있는 강’을 죽은 강으로 만드는 겁니까.
바다는 강물이 흘러가는 것을 보고 사는 겁니다. 그래야 생물이 살고 물고기가 살고 그 물고기를 철새가 먹고 육지에 똥을 싸서 순환이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둑을 쌓아 강을 막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왜? 땅이 나오니까. 이걸 절대 아까워해서는 안됩니다. 강은 바다로 흘러가야 하는 겁니다.”
“이번 4대강 사업에 22조원이 책정됐습니다.
10만 개 마을에 각각 1억 원씩 주고도 12조가 남는 돈입니다.
1억이면? 마을마다 도랑 살려서 홍수 예방할 수 있습니다. 수도 공급하고 재생에너지 사업해서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일자리도 생깁니다. 백성들이 행복하고도 남는 돈입니다.”
“지금 우리 강의 모습을 보십시오. 물길을 직선으로 만들고, 바닥을 파고, 강둑에 콘크리트를 바른 강이 아름다운가요? 오랜 세월 햇빛과 바람을 받아 수많은 생물들이 어우러지고 율동하듯 굽어 흐르는 물길 그대로의 자연 하천이 아름다운가요?
4대강 사업을 할지 말지 하는 판단은 전문성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건강한 상식과 정직한 양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자연을 살리는 길, 생각부터 바꾸자
매서운 회초리처럼 정신을 번쩍 일깨워줬던 김정욱 교수의 이야기는
‘이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우리 가슴 속에 옮겨 와 있었습니다.
“지금 같은 경제성장은 지속될 수가 없습니다.
자원이 고갈되어 지구재산이 줄고 있는데 어떻게 경제성장이 되겠습니까?
지구생태계에서 끊임없이 자라는 것은 암 밖에 없습니다. 암의 종말은 죽음입니다.
그러나 땅을 아름답고 풍성하게 가꾸면 우리의 삶도 아름답고 풍성해집니다.”
“우리가 파괴되어 가는 이 땅을 바로잡아 후손들에게 물려주려면,
그리고 우리가 물려받았던 것보다 더 나은 환경을 물려주려면 3가지 기반만은 꼭 지켜야 합니다.
산림과 갯벌과 농경지입니다. 그리고 지역사회를 우리 기후와 지리, 문화에 맞고
에너지와 자원을 적게 쓰는 생태학적인 단위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경제적 효율성을 최우선하는 가치관을 땅의 법칙에 맞게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땅의 순리대로 살 때 지속가능한 행복이 온다
“일본은 재산이 많지만 행복지수 90위인 불행한 나라입니다. 집집마다 문을 닫아놔요.
자기도 동네 들여다보기 싫고, 동네사람들이 자길 들여다 보는 것도 싫고,
오직 자신만을 위해서만 열심히 삽니다.
대한민국은 102위, 더 불행한 나라입니다.
자신을 위해서는 정말 열심히 사는데 온갖 부정부패가 만연합니다.
그러면 세계에서 제일 행복한 나라는 어떨까요? 1위가 덴마크입니다.
이 나라는 시민단체 회원 수가 국민 수의 두 배입니다. 각 가정마다 7~8개 시민단체에 가입한 거죠.
자신만이 아니라, 동네를 지역사회를 나라를 세계를 생각하는 이런 나라가 행복한 나라가 되는 거에요.”
“우리가 돈을 더 벌어 사고자 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더 큰 냉장고, 더 큰 자동차, 더 큰 집…
이건 조금만 지나면 몸이 적응해 버려서 하나도 행복한 줄 몰라요.
반면, 시간이 지나도 우리가 전혀 적응을 못하는 것은 ‘관계’입니다.
부부간에 맨날 싸우는데 아무렇지도 않다, 그런 사람 있나요? 이혼해 버리죠? 못 견뎌서 떠납니다.
자연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우리의 몸이 적응을 못합니다.
태안에 시커먼 기름을 쏟고 나니까 오늘도 내일도 시커먼 기름이 보이고…
결국 주민들이 자살해 버립니다. 사람은 경쟁이 아니라 서로 도우며 살고 친구를 많이 만들고
이런 자리에 와서 나누고 하면서 행복을 느낍니다.”
끝으로 김정욱 교수는 성경에도 적힌 하늘의 진정한 뜻을 알려주고 싶다며 한 구절을 인용했습니다.
오늘 강의를 한 마디로 요약하는 하늘의 인과응보에 우렁찬 박수와 시원한 웃음이 가득했습니다.
“태초에 하느님이 아담과 이브를 만들고 제일 먼저 내린 명령입니다.
‘땅에 충만하라(Replenish the earth)
땅을 정복하라(subdue it),
생물을 다스리라(rule over the living creatures)’.
그랬더니 땅을 ‘충만하게’ 한다고 땅이 비좁도록 자식을 많이 낳아 퍼트리고
땅을 ‘정복하라’ 했다고 불도저로 다 갈아 엎고, 생물을 ‘다스리라’ 했다고 다 잡아먹고 합니다.
히브리 원어로 ‘충만하라’는 것은 채우라, 충족시키라는 뜻입니다.
땅이 필요로 하는 것을 순리대로 채워주라는 겁니다. ‘정복하라’는 가꾸라는 것을 뜻합니다.
땅을 가꾸면 우리 삶도 풍요로워지고 황폐하게 만들면 우리 삶도 황폐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다스리라’고 한 것은 생물들이 잘 살 수 있게 보살피면 우리 삶도 보살핌을 받는다는 뜻입니다.
더 늦기 전에 하늘이 인간에게 내린 태초의 명령에 귀 기울이십시오.
이를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하늘이 내린 마지막 경고를 전하며 오늘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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