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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닥터컬럼

제목

진보나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독선이 문제이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10.21
첨부파일0
추천수
1
조회수
588
내용

<< 시 론 >>


강대국들 사이에서 국제 상황은 갈수록 우리에게 불리해지는 것 같다. 나라 안은 갑론을박의 상황이니 내우외환의 모습 같다. 사면초가의 형국에서 우리의 정치리더들은 어떤 모습들인가 생각해 본다.

협치를 하지 못하고 승자 없는 진흙탕 투쟁하고 있어 암담하다. 집권당인 진보진영은 복지 등에 대한 급진적인 개혁으로 자영업자로 대표되는 서민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민족을 앞세우는 이상적인 정치를 고집하며 외교에서 실리를 잃어버리는 위태한 모습도 보인다. 도덕적 우월주의에서 나온 아집인지 모르겠으나 개혁에 반대하면 중도라도 수구꼴통으로 몰아세우는 모습도 보인다. 보수진영은 숭미, 친일, 친재벌의 태도가 바뀌지 않아서 그들의 목적이 기득권 수호에 있지 않는지 의심스럽다. 수반인 대통령들이 탄핵과 구속으로 죄 값을 치르는데도 깊이 반성하는 모습을 국민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얼마 전 경기도지사를 지낸 한 정치인이 '박근혜 탄핵' 에 찬성하여 빨갱이들에게 나라를 넘겼다며 당 내 동료의원들을 공격하였다. 또한 (겨우)다스 가지고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한다면 문재인 그 분은 총살 감, 이라고 하였다. 그의 이 말은 탄핵에 찬성한 국민 대다수는 ‘종북좌파’라는 것에 다름이 없다. 또한 현직 대통령에 이러한 극언을 일삼는 것은 외국인이 볼까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 국민은 처음 만난 사람보다 국회를 믿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설문조사에서 '우리 사회 주요 부문에 대한 신뢰도를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정치권은 28점으로 처음 만난 사람의 신뢰도인 40점보다 낮은 낙제점을 받았다. 이는 자초한 일이다. 정치인은 너무 똑똑하여 자신만 옳다고 믿기에 상대가 맞는 점도 있고 자신이 틀릴 가능성도 있다고 여기지 않는 것이다. 이건 독선이다. 정당의 행태도 독선적이다. 합리적인 사람도 정당에 들어가면 그 노선에 함몰되어 저격수와 나팔수가 되는 것은 씁쓸한 일이다.

전북대 교수 강 준만은 ‘우리의 불행한 근현대사는 억울하면 출세해라, 믿을 건 가족과 나밖에 없다, 는 개인주의로 살게 했다’고 하였다. 이러한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방식’은 경제성장을 이루는 동력이 되었지만 삶은 개인주의, 사회적 문제해결은 집단주의적으로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힘을 쥔 기득권 세력은 자신과 패거리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익을 위한 것이라 착각하는 것이라 했다.

시대가 만든 이러한 투쟁적 삶은 자의식을 강하게 만든다. 자의식이 약하고 집단주의적 삶을 사는 일본과 달리 우리 국민은 자아가 강하고 솔직하여 정신이 건강하다. 그런데 높은 탑 뒤의 그림자가 길듯이 자의식이 강하면 마음의 그림자는 길어진다. 그림자는 개인이 숨기고 싶은 모든 불유쾌한 요소들의 총합이다. 바로 이 그림자가 인간의 본성이니 받아들이고 건강하게 해소하면 같이 사는 이들에 대한 미움은 덜해진다. 하지만 우리의 못나고 부끄러운 이 부분을 부정하면 투사가 잘 일어난다. 투사는 마음속에 받아들이기 힘든 소망이나 분노, 불안, 죄책감을 다른 사람에게 돌림으로서 현실과 내 마음을 부정하는 것이다. 투사는 날 선 감정과 말로 나타나 모두에게 상처를 준다. 지역감정도 집단무의식의 투사이다. 그림자가 길고 투사를 많이 하는 사회일수록 박수를 받는 이는 영웅이 되고, 손가락질 받게 된 이는 너무 악인으로 보는 경향이 강해진다. 이런 현상에 앞장 선 이들이 정치인과 언론이다. 이들의 독설이 난무하는 진영 싸움은 상대를 조금도 인정해주지 않는 독선이다.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독선이 문제이다.

이분들로 인해 나라가 또 시끄럽다. 일부 언론은 특종에 매달려 검증되지 않은 기사를 생산해내기 바쁘다. 국민은 정치인과 언론의 오류와 오보에 대한 사과를 받아본 적이 거의 없는데도 말이다. 사안이 중대할수록 여론 몰이보다 사필귀정의 정의가 진행되도록 법과 제도로 집행하면 될 일이다. 그림자를 밝은 양지로 내어오고 투사를 줄이는 방법은 우선 나부터 그림자와 화해하고 솔직하고 겸허하게 이웃과 소통하는 것이라고 정신의학자들은 조언한다. 


/ 경상일보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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