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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닥터컬럼

제목

참지 말고 이혼할까요?

작성자
마인드닥터
작성일
2009.04.15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2449
내용

얼마 전 울산의 지방신문에 울산의 높은 이혼율에 대한 기고문을 실은 적이 있는데, 실제로 요즈음 이혼가정이 많음은 진료실에서 피부로 느끼고 있다.

37세 여성분, 불안한 모습으로 꺼내시는 말은 남편의 달라진 모습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이다. 그렇게 자상하던 남편이 작년부터 차가워지고 대화를 기피하며 가끔 언쟁을 할 때 아주 극단적인 표현까지 서슴지 않는데 이는 마치 헤어짐을 암시하는 것 같다고 느껴진다고 한다.

이 여성분은 과거에 자신은 퉁명스러운데 비해 남편이 얼마나 자상한 사람이었는지를 설명하면서도 같은 직장의 아가씨로부터 오는 휴대폰문자메세지의 애정표현 수위가 심상치 않다는 말과 평소 남편이 휴대폰을 항상 옆에 끼고 있는 태도의 수상함을 장황하게 이야기 한다.

이런 경우의 주부는 아주 혼란스러운 상태로서 의사가 어떤 명쾌한 판단을 내려주기를 기대하고 내원한 것이다. 내가 보았을 때 현 상황이 고통스럽지만 일을 크게 벌려 남편이 영영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가버릴 것에 대한 불안이 더욱 크다. 그래서 우울하지만 오히려 남편의 눈치를 보고 있다.

이런 경우 말씀은 ‘제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것이 맞지요, 제가 참으면 안 되겠지요, 이혼까지 불사하더라도 말입니다? ’ 라고 묻지만 실제 이 분의 마음은 다를 수도 있다.
“속단하지 말고 심한 권태기라 그럴 수 있으니 좀 더 포기하지 말고 남편과 꾸준히 대화를 시도하시고 가정을 깨지 말도록 하세요” 라는 말을 정신과 의사로부터 듣고 싶은 내심이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 주부의 내심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현명한 상담이라고 생각한다.

정신과 의사는 부부간의 갈등에서 판단자가 될 수는 없다. 내원하신 분이 위기를 넘기도록 현재의 불안과 우울의 정도를 줄여주는 다소 수동적인 태도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분의 내심을 따르는 것이 좋지 않을까? 비록 여성분의 내심이 현명하지 못한 것이라 하다라도 말이다.


이분은 내가 남편이 권태기에 처해있는 것이라면 거의 제 자리로 돌아 올수 있으니 여러 방법으로 대화를 시도하시라고 하였더니 바로 받아들이셨다.
그리고 과거 자신이 자상한 남편에게 얼마나 퉁명스럽게 대했는지 자책하고 이제 그 벌을 받는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은 남편에 대한 힘들지만 가치 있는 치료적 대화를 고통 받고 있는 이 주부가 시작하겠다는 표현일 것이다.

대화가 잘 되어서 만약, 남편의 입에서 단순한 권태기의 과정이었는지 아니면 외도였는지의 솔직한 말이 나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남편을 궁지에 몰아가는 것보다 본인이 이러한 말을 하게 되었을 때 그 부부는 반은 성공했다고 본다. 이제 용서하고 서로 노력하는 단계만이 남았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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